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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Food 생활과 푸드

강남 선풍기로 유명한 발뮤다가 전기가 아닌 증기밥솥을 출시

고가의 선풍기와 토스터로 유명한 발뮤다가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밥솥을 내놓았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괜찮은 전기밥통이 있으면 바꾸어 볼까 하고 여기 저기 브랜드를 보고 다녔었는데, 마침 딤채로 유명한 (백씨 아저씨가 광고하는) 위니아에서 밥통을 출시한다는 말을 듣고 몇 달동안 구매를 미뤘습니다. 그러다 출시 후 디자인을 보니 의외로 맘에 들지가 않더이다. 정말 심플한 디자인을 원했는데 딱 보니 중국에다 수출하면 딱 맞을 띵호와 디자인과 컬러, 잡다 기능들이었지요. 가격 대비 후기도 그닥 제 맘에는 들지 않아서 포기하고 다른 제품을 보니 가마솥, 스텐레스 내부 등등 뭔가 제목은 좋은데 실물을 보면 손이 바로 가지 않아 구매를 아예 포기했습니다. 래서 지금까지 내솥 스크래치 조금 난 곳에서 어떤 중금속이 나오든지 간에 용감하게 밥 잘 해 먹고 있지요. 건강이 먼저가 아니라 맘에 드는 쇼핑을 하는 게 먼저인 본인이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잡다한 기능과 샬랄라 디자인 둘 중에 한가지만 없었다면 지금 이렇게 위험한 식사를 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맘에 안 드는건 사람이든 물건이든 인생에서 과감하게 배제시키는 현재의 대통령 같은 성격을 지녔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본인에게 이 두가지를 다 만족시키면서 또 한가지를 덤으로 만족시킨 제품이 출시되었다고 해서 당장 알아 보았습니다. 또 한가지 덤으로 만족했던 것은 압력 밥솥이 아니라는 것이었죠.

옛날 생각을 해보면 국내 가전 업계 보다 더 유명했던 코뀌리 밥통이 있습니다. 그때 어머니들은 코끼리 전기 밥솥 한개씩 가지는게 소원이었다 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그냥 전기 밥솥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국내에서 풍뇬 압력 밥솥이 가스 용도로 나와서 히트를 치고 쿳쿠가 전기 압력 밥솥으로 유명해진 걸로 압니다. 근래 보통 가정에서는 거의 압력 솥밥을 먹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에 가서 흰 쌀밥을 며칠 이상 드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 밥 진짜 맛있습니다. 그래서 스시도 맛있는 것이고요. 편의점의 삼각 김밥도 밥 때문에 더 맛납니다. 밥 짓는 것은 아마 일본을 따라갈 나라가 없을 겁니다. 기차 역사마다의 도시락이 맛있는 이유가 기본이 되는 밥이 맛있어서 이기도 합니다. 물론 예민하게 생각해 보면,국내의 건조한 공기보다 일본의 습한 공기 때문에 밥 상위에 밥을 올려 놓았을 때 더 촉촉할 수 있을 수도 있고요, 일본의 수돗물이 국내의 수돗물에 비해 연수(약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약숫물(경수-알칼리성)에 밥하면 더 맛있다고도 하는걸 보면, 아마 이 물 부분은 답이 아닌 듯 합니다.

일본 밥이 맛있는 이유가 어느 것이든지 본인은 압력이 아닌 밥알 사이에 구멍이 보이는 '밥알이 서 있는 밥'을 지어 먹고 싶었습니다. 찰기가 도는 밥이 아닌 윤기가 도는 밥을요. 밥을 짓는다는 말도 집을 짓는다는 말도 사람 인(人)자의 한문처럼 기대어 있다는 뜻이라는데 압력 밥솥의 밥은 밥알이 기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겹쳐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까지 맘에 쏙 드는 제품이 출시된다니 왕왕 기뻤습니다만.쩝~3인분용입니다. 물론 상관 없습니다. 맘에 들면 밥을 굶어서라도 두개 사지요. 그래 봤자 6인분입니다. 식구가 몇이냐고요? 그러네요. 괜히 용량 큰 것도 필요 없는데 8인분에 길들여진 밥통 기준이라 현재 6인분도 작다고 느끼거든요. 손님이 많이 오면?거의 올 일 많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몰고 가면 결국에는 2인 가정이나 4인 가정이나 다 8인분짜리 밥통 사게 되는 거겠죠. 보온 기능도 없습니다. 이건 정말 맘에 듭니다. 이런거 빼니까 발뮤다 치고 가격이 많이 높지 않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보온하면 밥도 맛 없어지고 전기세도 정말 많이 나오죠. 저도 한번 밥하면 바로 전기 끄고 남은 밥은 냉장 또는 냉동합니다. 다시 쪄 먹던지 렌지 찡~해서 먹는게 왔다!입니다 .메뉴 기능은 간단합니다. 1.백미밥 2.백미밥 쾌속 3.현미밥 4.다키코미(영양밥) 5.죽 입니다. 그러나 압력 밥솥에 비해 밥 짓는 시간이 어마하게 오래 걸립니다. 밥 3공기 하는게 1시간 8분이 걸리네요. 이게 좀 에러입니다. 맛나게 먹으려면 감수 또 감수해야겠습니다. 현미밥은 무려 1시간 44분이나 걸리네요. 쌀을 불려 놓던지 발아현미를 쓰던지 뭔가 방법을 내지 않으면 기다리다 돌아가시겠어요. 그래도 쾌속은 39분이니 불린 쌀로 한다는 가정 하에 조금 위안을. 그리고 압력 밥솥이 아니라 증기 밥솥입니다. 내솥이 2개인데 밑 내솥에는 물을 한 컵 넣고 그 위에 올리는 내솥에는 씻은 쌀과 물을 넣습니다. 발뮤다에서 나왔던 고가의 토스터도 물을 이용한 원리였는데, 이 제품도 획기적으로 중탕법 같이 물이 한 겹 들어가네요. 사실 외식하다 보면 밥이 참 맛있는 식당이 있습니다. 주인에게 물어보면 가스밥솥을 쓴다고 하던데요. 국내에는 영업용으로만 나오니 구매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가정에서도 가스밥솥을 쓰는데요. 도시가스에 연결 됩니다. 또 하나 맛있는 밥은 뚝배기 솥밥이죠. 집에서 매일 해먹고 싶어도 귀차니즘은 손을 쉬운 곳에 씁니다. 이 두가지 보다 더 맛있는 밥을 지어내야 한다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18개월을 연구하여 만들었다고 하니 믿음이 갑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라 약장수처럼 칭찬만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그만큼 쏙 맘에 든다는 거지요. 2017년 위시리스트 3위 안에 드는 제품이고 전 제품에 이렇게 칭찬을 늘어 놓는 것도 아마 처음이지 싶습니다. 무조건 저는 찜입니다. 하지만 식구가 1~2인을 넘는 가정에서는 심히 고민을 하셔야 할 듯 합니다. 밥통 2개를 사지 않는다면 평소에 밥하다가 열불날 수 있습니다. 가끔씩 맛있는 밥을 먹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야 당연히 고민할 필요 없이 좋겠지만서도요. 반찬이 없어도 맛난 밥과 김치가 있으면 왓따라는 분들은 이제부터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